훗카이도 삿뽀로 여행, 지진 체험기(2018)



 

소풍 가기 전,,, 여행하기 전,,, 앞날을 예고하는 시그널이 항상 있기 마련인데
나는 그걸 무시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이 날 나의 시그널은 태풍 예고였다.
아주 더운 일본 여름엔 시도 때도 없이 태풍이 들이닥친다. 여행 당일, 태풍이 오고 있으니 비행기를 결항했다는 문자를 받고도 어쩌라고라는 마음으로 다른 항공사로 예약을 변경했다.

 

 



 

삿포로에 도착하니 태풍이 오고 난리 났다는 아래 지방과 달리 평화롭고 따뜻했다.

심지어 내가 살고 있는 기숙사에 태풍 때문에 창문이 박살 났다는 문자를 받았는데도

삿포로에 있다는 것에 너무 기쁜 나머지 태풍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물 만난 레트리버처럼 신나게 쏘다니면서 삿포로 타워도 찍고 양 꼬치도 먹고 삿포로역 지하상가 구경하면서 일남들을 훔쳐봤다ㅋ (존잘인 애들 많았음)

 

 



담날엔 한국인 가이드가 운영하는 투어 버스 타고 엄청 유명한 호수도 가 보고

 


 

 팜 도비타 가서 멜론도 먹었지롱

 



 

그러다 심심해서 가이드 해주는 한국 오빠 꼬셔서 밥 먹자고 들러붙고 저녁 사달라고 약속 잡아서 모텔까지 가게 됐는데

 

 

 

(발그림 양해부탁)

한창 좋을 타이밍에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눈앞에 건물이 좌우로 왔다 갔다 했다... 가만히 있는 건물이 왔다 갔다 이동하는 게 너무 신기하고 황당해서 좀 멍 때리니까 바로 전방 모든 불이 꺼지기 시작했고, 정전이 시작됐다.(2-3일간의 정전 시작)



여행을 왔는데 천재지변을 당한 기라

어떤 상황이 펼쳐졌냐면
1. 전기 못씀(신호등, 가정 전기, 산업 전기 등등)


낮에는 그렇다 쳐도 밤에는 플래시 라이트에 의존해야됨ㅋㅋㅋㅋ
다행히 게하 주변에 시민회관이나 절 같은 곳에 가면 비상 전력을 빌릴 수 있으므로 항상 충전기를 가지고 다녀야 된다. 그리고 여자 같은 경우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항상 2인 이상 다니고 사람들 많은 곳이나 안전한 숙소에 계속 대기해야된다.

2. 통신이 안됨(2일차에 고쳐짐)
전화 통화 계속 안되고 서비스 지역 아니라고 뜸

3. 뜨거운 물 안 나옴
뜨거운 물이 안 나온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진짜 차가운 물 밖에 못썼다ㅋㅋㅋㅋㅠㅠㅠ
저 때 다행히 여름이라 참을만했는데 겨울에 저 지랄 났으면 진짜 큰일 날뻔했다.

4. 슈퍼마켓 편의점 등 편의시설 싹 다 닫음
정말로 싹 다 운영을 안 한다.

자,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스탠스를 취했을까?
→  저 가이드 오빠한테 빠져서 집착 무매력짓 하다가 배고파져서 정신 차렸음...


일단 저런 재난상황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야 될 것이

1. 거주지, 숙소 확보(호텔, 게하, 호스텔, 모텔 등등)
나는 게하를 미리 예약해놔서 안전한 곳에서 머물렀지만 만약에 발 빠르게 숙소 못 구하면



이렇게 역에서 노숙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비상상황에는 무조건 숙소부터 구하기.

2. 먹을 것 확보하기
정전이 발생하면서 비상전력이 제일 먼저 사용됐던 곳이 삿포로 중앙역이었다. 덕분에 그 주변 상권도 전기를 쓸 수 있어서 재빠르게 주변 편의점에 서서(줄 엄청남) 뭐든 먹을 수 있는 거랑 비상 돈도 뽑아놨다.

낮이고 밤이고 부지런하게 돌아다녀서



자원봉사분들이 나눠주는 밥도 얻어먹고



저녁 되는 곳은 재빠르게 들어가서 밥 먹었다.


3. 중요시설 위치 파악
영사관 위치, 지진대피소(초중고등학교, 체육관, 시민회관, 절 등)


데이터 사용 가능한 곳 가면 무조건 교통상황이랑 위치 파악부터 해 놓고 가족한테 수시로 위치 파악 가능하도록 연락 남겨놨다.




그러다가 2-3일째 되던 날 갑자기 팍 하고 전기가 들어오더니 전력이 모두 복구돼서 평상시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 전기가 들어오던 순간 모든 사람들이 와!!!! 하고 환호하던 게 생각난다.

이 지진을 겪은 이후로 여행 가기 전에 안 좋은 시그널이 느껴지면 바로 취소하거나 변경하게 되었고 무조건 여행지 숙소는 호텔을 예약하게 되었으며 중요 상황에 냄져만 믿을 게 아니라 나도 내 살길을 빠르게 만들어야 된다는걸 깨달았다.

끝.


작품 등록일 : 2021-01-19
엄청난 경험이다. 빠른대처 굿굿
팬티하우스   
누가 자기는 홋카이도 너무 좋아해서 매년 가는데 겨울에는 절대 안간다고 하드라고
한겨울에 지진나서 고립되면 답 없을것 같아서 라는데 이글 보니까 납득이 간다
그나마 여름이라서 고생을 덜 한거 같네
mo****   
흠 여자 상황은 정전이나 전쟁이 비슷한거같다 ㅜㅜ
아초항담   
어머 이런 일이 있었구나. 중간에 그림은 뭐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그래도 쓰니는 잘 대처했네. 근데 일본어 못하는 사람은 멘붕올듯.
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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